시즌 결산 · 2편
시즌 결산 2편: 박재용, 온몸으로 넣은 10골
K리그2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유일한 국내 공격수. 머리, 무릎, 종아리, 양발로 넣은 10골, 침묵한 9월의 3주, 그리고 그 침묵을 깬 K리그 100번째 경기. 박재용이 잘한 것, 사라지는 순간, 남은 여섯 경기에 박재용의 최고 컨디션이 필요한 이유.
시즌 결산 1편은 모든 상대 팀이 가장 먼저 대비하는 선수, 에울레르였다. 2편의 주인공은 그 대비 덕분에 자꾸 자유로워지는 선수다. 형식은 같다. 잘한 것, 반복되는 실수, 그리고 남은 여섯 경기에서 박재용의 장점이 갖는 의미.
한 문단으로 보는 시즌
박재용은 지난해 12월 전북에서 이적해 왔다. 전북에서는 2년 동안 외국인 공격수들에게 밀렸고, 2025시즌 리그에서는 13경기에 나섰다. 1월에는 서울 이랜드가 자신을 강하게 원했고, 승격할 수 있다고 믿으며, 목표는 공격포인트 10개라고 밝혔다. 그 목표는 나중에 등번호에 맞춰 16개로 올렸다. 27라운드까지 10골 4도움. K리그2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국내 공격수는 박재용뿐이고, K리그 통산 100번째 경기였던 대구전에서는 결승골을 넣었다. 10골은 머리, 무릎, 종아리, 왼발, 오른발에서 나왔고, 그중 4골은 리바운드나 문전 혼전에서 나왔다. 사라지는 구간도 있었다. 9월 세 경기 연속 무득점, 지치고 조용해졌다고 지적한 9월 15일 스포츠조선 기사, “기복이 조금 있다”는 감독의 공개 평가, 그리고 슈팅 6개에 한 골꼴인 시즌 결정력. 한마디로 승격을 노리는 2부 팀에 꼭 필요한 공격수이면서, 동시에 가장 애를 태우는 공격수다.
숫자로 보는 시즌
| 2025 (전북, K리그1) | 2026 (27라운드까지) | |
|---|---|---|
| 출전, 선발 | 13경기, 선발은 드묾 | 25경기, 선발 20경기 |
| 출전 시간 | 1,869분 | |
| 득점 | 1 | 10 (K리그2 5위) |
| 도움 | 4 | |
| 공격포인트 | 14 | |
| 슈팅, 유효슈팅 | 58, 29 | |
| 헤더 슈팅 | 17 | |
| 공중볼 경합 승리 | 70회, 성공률 57%, 리그 공격수 상위 10% | |
| 상대 박스 안 터치 | 115 | |
| 경고 | 3 | |
| 라운드 베스트11 | 2회 (20·27라운드) | |
| 라운드 MVP | 1회 (27라운드) |
10골의 내역은 헤더 2골, 무릎 1골, 종아리 1골, 왼발 1골, 오른발 5골이다. 리바운드·혼전 상황 4골, 크로스나 컷백을 마무리한 골 3골, 교체로 들어가 넣은 골 2골, 스루패스를 잡아 놓고 때린 골 1골.
잘한 것
무엇이 오든 골로 만든다. 5월 무렵 국내 언론은 박재용을 두고 ‘온몸으로 골을 넣는다’는 표현을 굳혔다. 칭찬이라기보다 정확한 묘사다. 시즌 첫 골은 2월 수원 삼성 원정의 헤더였다. 세 번째 골은 수원FC전에서 무릎으로 방향만 바꾼 골이었고, 성남전 다섯 번째 골은 종아리에 맞고 들어갔다. 본인도 경기 후 그렇게 말했다. 네 번째 골은 화성전 왼발 원터치 마무리, 대구전 결승골은 잡아 놓고 때린 오른발 슈팅이었다. 한 발, 한 각도에서만 골을 넣는 공격수는 몰아서 넣다가 오래 침묵한다. 박스 안으로 오는 공을 무엇이든 골로 바꾸는 공격수는 세 경기에 한 골씩 꾸준히 넣는다. 박재용이 올 시즌 해 온 일이 바로 그것이다.
세컨드볼에 가장 먼저 도착한다. 10골 중 3골이 리바운드였다. 김해전에서는 힐킥이 막히자 튀어나온 공을 다시 차 넣었고, 파주전에서는 김현의 헤더를 골키퍼가 쳐 내자 가장 먼저 달려들었다. 성남전의 혼전 골도 있다. 4월 수원FC전 뒤에 남긴 박재용의 말이 자기 축구를 가장 잘 설명한다. “우연도 실력이다. 공격수는 우연이라도 득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 사이트의 라운드 리뷰는 5월부터 박재용을 박스 안 세컨드볼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선수로 불러 왔고, 9월에도 그 평가는 달라지지 않았다.
에울레르를 더 좋은 선수로 만든다. 에울레르에게 준 도움 두 개, 김해전과 수원FC전의 장면은 똑같았다. 골문을 등지고 공을 받아 에울레르가 달려드는 공간에 내주고 비켜선다. 화성전에서 머리로 떨궈 에울레르의 발리슛을 만든 장면도 골만 없었을 뿐 같은 패턴이다. 대구전 결승골은 반대 방향이었다. 에울레르가 몰고 가고, 백지웅이 패스하고, 박재용이 마무리했다. 골을 넣은 박재용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백지웅을 찾아가 시즌 내내 음료를 사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골은 함께 만드는 것이라는 사실을 아는 선수의 플레이다.
선발로도, 조커로도 통한다. 25경기 가운데 5경기는 교체로 나섰고, 그중 3경기는 하프타임 투입이었다. 교체로 나선 경기에서 2골(김해, 천안)을 넣었고, 안산전에서는 도움을 올렸다. 김도균 감독은 올 시즌 여섯 번 김현을 박재용보다 먼저 선발로 썼고, 박재용이 들어가면 대체로 공격이 날카로워졌다. 감독을 비판하려는 말이 아니다. 체력이 남은 수비보다 지친 수비를 상대로 더 위험한 공격수라는 뜻이다. 순위 싸움에서 한발 물러난 팀들과 여섯 경기를 남긴 지금, 알아 둘 만한 사실이다.
부지런하다. 4월 김도균 감독의 평가는 이랬다. “스트라이커로 부족함이 있지만 많은 활동량, 싸워주는 투쟁력과 득점력까지 갖췄다. 분명히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태도도 좋다.” 공중볼 경합 승리 70회, 파울 18개. 모든 공을 다투는 중앙 공격수라는 뜻이다. 전북을 떠난 이유에 대해 박재용은 뛰고 싶었고, 구단이 자신을 원한다고 느꼈으며, 서울 이랜드가 승격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에 임대가 아닌 완전 이적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고, 그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자기 일이라고도 했다.
반복되는 실수
경기의 절반씩 사라진다. 8월 파주전 뒤 김도균 감독은 공개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전반전에는 거의 안 보였다. 크게 활약이 없었고, 컨디션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보였다.” 이어 “본인이 조금 힘들더라도 더 책임감을 갖고 해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대구전 뒤에도 표현은 부드러웠지만 내용은 같았다. 골로 팀을 돕지만 “기복이 조금 있다”는 것이다. 경기 리뷰도 같은 결론이다. 3월 경남전과 8월 화성 원정에서는 철저히 봉쇄당해 혼자 힘으로는 거의 아무것도 만들지 못했다. 드리블 수치는 0에 가깝고, 공급이 끊기면 박재용도 멈춘다.
가뭄이 온다. 10·14·15라운드에서 공격포인트가 없었다. 21·22라운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서울 이랜드를 2위에서 4위로 끌어내린 24·25·26라운드. 수원 삼성전에서는 헤더 한 번이 막히고 또 한 번은 골대를 맞았고, 경기 후 공격수로서 골을 넣지 못해 미안하다고 했다. 대구전을 앞두고는 주변에서 아홉수라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그랬다.
놓치는 찬스. 슈팅 58개에 10골. 5골을 넣었던 5월, 본인 입으로 7~8골은 넣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 뒤로도 수원FC 원정에서 골키퍼 정면으로 향한 슈팅, 성남 원정에서 상대 수비 실수로 얻은 기회를 크로스바 위로 날린 장면, 목동에서 맞힌 골대가 있다. 이 사이트의 예측 모델은 수원FC에 다득점 5골 뒤진 순위 결정 기준 문제를 2위 싸움의 가장 큰 변수로 본다. 그 격차를 줄일 수 있었던 자리에 박재용이 있었다.
체력. 5월에 본인이 먼저 짚었다. 전북에서 2년 동안 출전 시간이 적었는데, 이번에는 무더위 속에 풀시즌을 치르고 있다. 김도균 감독은 수원 삼성전을 대비해 청주 원정에서 박재용을 쉬게 했다. 피로를 지적한 스포츠조선 기사는 수원 삼성전 뒤, 대구전 전에 나왔고, 대구전이 그 기사에 답했다. 휴식기가 더 확실한 답을 줄 것이다. 그러나 공중볼 경합을 70번 치르고 최전방에서 압박하는 193cm 공격수의 가을 컨디션은 결국 몸이 얼마나 버텨 주느냐에 달려 있다.
장점, 그리고 남은 여섯 경기
높이, 그리고 그 높이를 쓰는 의지. 박재용은 리그 공격수 가운데 공중볼 경합에서 가장 많이 이기는 축에 든다. 남은 상대는 모두 깊게 내려앉아 길게 차 내는 하위권 팀이다. 이런 경기에서 가장 확실한 득점 루트는 코너킥, 프리킥, 그리고 에울레르의 크로스이고, 세 가지 모두의 타깃이 박재용이다.
다양한 마무리. 밀집 수비를 상대하면 공은 엉뚱한 높이와 각도로 온다. 종아리로도 골을 넣는 공격수는 완벽한 기회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벤치 카드. 김현과 가브리엘이라는 대안이 있고 김도균 감독이 교체 선수의 득점을 주문한 지금, 봄에는 없던 선택지가 생겼다. 체력이 떨어질 팀을 상대로는 박재용을 선발로 쓰고, 내려앉을 팀을 상대로는 하프타임에 투입하는 것이다. 올 시즌 두 방식 모두 골을 만들었다.
구단과의 관계. 박재용은 서울 이랜드를 선택했고, 완전 이적을 택했고, 공개적으로 득점 목표를 내걸었다. 스마일 스쿨 프로그램의 아이와 약속한 세리머니를 3주 뒤 지켰고, 어린 팬에게 경기구를 전했으며, 어머니의 만류에도 대구전에서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했다. 구단이 5년 연속 받은 팬 프렌들리 클럽상 명단에도 박재용의 이름이 있었다. 목동 관중이 홈 세 경기에서 팀을 끌고 가야 하는 막판 레이스에서 중요한 대목이다.
27라운드 시점의 평가
생산성으로 따지면 리그 최고의 국내 공격수다. 한 선수에게 공을 몰아주도록 짜인 팀도 아닌데 그렇다. 동시에 짧은 폭발 사이사이에 조용한 몇 주가 끼어든 시즌이기도 하다. 골이 아니라 공격포인트 두 자릿수를 기대받은 공격수가 10골을 넣었다면 기대 이상의 시즌이다. 남은 경기에서 무득점 전후반이 여섯 번 더 나온다면, 딱 한 골이 모자랐던 시즌으로 끝날 것이다.
현재 평점: B+. 플러스는 10골, 공중볼 지표, 그리고 대구전 결승골 몫이다. A가 아닌 이유는 9월, 그리고 다득점 순위 결정 기준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었던 놓친 찬스들이다.
경기별 기록
| 라운드 | 상대 | 결과 | 출전 | 득점 | 도움 | 비고 |
|---|---|---|---|---|---|---|
| 1 | 수원 삼성 (원정) | 1-2 패 | 선발 | 1 | 헤더. 수원 삼성이 4월까지 내준 유일한 실점 | |
| 2 | 경남 (홈) | 1-0 승 | 선발 | 공급이 끊김 | ||
| 3 | 부산 (홈) | 2-3 패 | 선발 | 1 | 에울레르의 프리킥을 헤더로 | |
| 4 | 천안 (원정) | 0-0 무 | 선발 | |||
| 5 | 대구 (원정) | 3-1 승 | 선발 | 아이데일의 골을 만든 미끼 움직임 | ||
| 6 | 수원FC (홈) | 3-0 승 | 선발 | 1 | 1 | 무릎 골, 공중볼 경합 4전 4승 |
| 7 | 파주 (원정) | 3-1 승 | 선발 | |||
| 8 | 안산 (원정) | 2-0 승 | 교체 | 1 | 변경준에게 리턴 패스 | |
| 9 | 화성 (홈) | 1-2 패 | 선발 | 1 | 왼발 원터치 마무리 | |
| 10 | 김포 (홈) | 2-1 승 | 선발 | |||
| 11 | 충남아산 (원정) | 0-3 패 | 선발 | 63분 김현과 교체 | ||
| 12 | 용인 (홈) | 2-2 무 | 교체(하프타임) | |||
| 13 | 성남 (홈) | 3-1 승 | 선발 | 1 | 종아리 골, 스마일 스쿨 세리머니 | |
| 14 | 전남 (원정) | 1-0 승 | 선발 | |||
| 15 | 충북청주 (홈) | 1-2 패 | 미출전 | 김현 선발 출전·득점 | ||
| 16 | 김해 (원정) | 3-1 승 | 교체 | 1 | 1 | 리바운드 골, 에울레르에게 내준 패스 |
| 18 | 수원FC (원정) | 2-2 무 | 선발 | 1 | 에울레르의 동점골을 만든 패스 | |
| 19 | 천안 (홈) | 4-3 승 | 교체(하프타임) | 1 | 까리우스의 패스를 오른발로 마무리 | |
| 20 | 부산 (원정) | 2-1 승 | 선발 | 1 | 문전 결승골, 라운드 베스트11 | |
| 21 | 화성 (원정) | 0-0 무 | 선발 | 철저히 봉쇄당함 | ||
| 22 | 안산 (홈) | 3-1 승 | 교체(하프타임) | |||
| 23 | 파주 (홈) | 1-1 무 | 선발 | 1 | 리바운드 골, 크로스바 강타 | |
| 24 | 성남 (원정) | 1-1 무 | 선발 | 상대 실수로 얻은 기회를 크로스바 위로 | ||
| 25 | 충북청주 (원정) | 2-0 승 | 선발 | 79분 교체로 휴식 | ||
| 26 | 수원 삼성 (홈) | 0-1 패 | 선발 | 헤더 선방에 막히고 한 번은 골대 | ||
| 27 | 대구 (홈) | 2-1 승 | 선발 | 1 | K리그 100번째 경기 결승골, 라운드 MVP |
기록은 K리그 공식 기록과 구단 홈페이지를 기준으로 했다. 경기 내용은 이번 시즌 라운드 리뷰와 국내 경기 기사를 참고했다. 앞선 리뷰의 오류 하나를 바로잡는다. 화성전 골의 공식 도움은 에울레르가 아니라 변경준이다. 이 기록표는 9월 22일에 수정했다. 11라운드에는 선발 출전했고, 15라운드에는 벤치에만 머물렀다. 이전에는 두 경기가 뒤바뀌어 있었다. 3편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