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서울 이랜드 구단 역사상 가장 큰 경기, 토요일에 열린다
서울 이랜드 FC는 창단 이후 리그 경기만 약 400경기를 치렀다. 그중 9월 12일 토요일 오후 4시 30분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전만큼 큰 경기는 없었다. 왜 이 경기가 달랐는지 설명한다.
서울 이랜드 FC는 창단 이후 리그 경기만 약 400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9월 12일 토요일 오후 4시 30분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전만큼 큰 경기는 없었다. 이미 그 무게를 느끼는 팬에게도, 갈지 말지 망설이는 중립 팬에게도 이 경기가 왜 특별한지 설명하려는 글이다.
짧게 말하면
1위와 2위의 맞대결이다. 승점 차는 5점, 남은 경기는 8경기, 그리고 올 시즌에만 1·2위가 자동 승격한다. 이기면 격차는 2점으로 줄고, 선두는 다음 주에 쉰다. 지면 8점 차가 되고 우승 이야기는 끝난다. 구단의 12년 역사에서 9월의 어느 오후 하나가 이렇게 많은 것을 결정할 수 있었던 적은 없었다.
기다림의 12년
서울 이랜드는 2014년 유통 대기업이 창단했고, 2015년 2부리그에 들어왔다. 출발은 화려했다. 스코틀랜드 출신 감독을 세웠고, 주민규가 25골을 넣었으며, 순위는 4위였다. 플레이오프는 3-3 무승부로 끝났다. K리그 플레이오프 규정상 상위 순위 팀이 올라갔다. 이후 10년 동안 그보다 가까이 간 적은 없었다. 꼴찌 두 번. 2023년에는 11위. 2024년에는 구단 최고 성적인 3위를 하고도 전북과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합계 2-4로 졌다. 2025년에는 구단 최다 승점 65점을 쌓고도 홈 플레이오프에서 성남에 0-1로 패했다. 그 경기는 지금도 팬들이 먼저 꺼내는 상처다.
구단은 K리그1에서 1분도 뛰어 본 적이 없다. 8경기를 남기고 2위 안에 들어 본 적도 없다. 일정표가 산수처럼 말해 주는 경기, 이기면 승격을 자기 손에 넣는 경기 역시 없었다. 이제는 있다.
올해가 다른 이유
규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K리그1은 2027년 14개 구단 체제로 확대된다. 그래서 2026년에는 1위와 2위가 플레이오프도, 합산 스코어도, 12월의 동전 던지기도 없이 바로 승격한다. 그동안 이 구단의 모든 아슬아슬한 도전은 좁은 문을 통과해야 했다. 올해는 문이 넓다. 그리고 서울 이랜드는 그 문 앞에 서 있다. 승점 45로 2위, 월드컵 휴식기 이후 9경기 무패, K리그 통산 100승을 막 달성한 감독, 한 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K리그 최연소 선수를 갖췄다.
앞에 있는 유일한 팀이 목동으로 온다.
왜 하필 수원 삼성인가
작은 구단 역사상 가장 큰 경기에 어울릴 상대를 고르라면 수원 삼성 블루윙즈가 먼저 나온다. K리그 우승 4회,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 우승 2회, 44,000석 규모의 경기장, 2부리그에서 압도적으로 큰 팬덤. 서울 이랜드의 홈 관중이 보통 2천~5천 명 사이인 리그에서, 수원 삼성은 개막전 서울 이랜드전으로 K리그2 역대 최다 관중 24,071명을 세운 구단이다. 8월 수원FC전에도 21,153명이 들어왔다. 이정효 감독은 광주를 이 리그에서 1부 3위와 챔피언스리그까지 끌어올린 지도자다. 1월에는 국내 언론이 K리그 감독에게 주어진 역대 최고 수준 계약이라고 표현한 조건으로 수원에 왔고, 코칭스태프 전체와 함께 굴욕을 끝내라는 임무를 받았다. 수원 삼성은 2023년 구단 역사상 처음 강등됐고, 2024년 6위, 2025년 승강 플레이오프 패배를 겪었다. 한국 언론은 이미 2026년의 수원을 ‘정말 다르다’고 부른다.
재정과 역사로 보면 서울 이랜드는 작은 구단이다. 그러나 이 리그의 그라운드 위에서는 그렇지 않다. 두 팀이 K리그2에서 만난 뒤 리그 전적은 6경기 3승 3패다. 득점에서는 서울 이랜드가 앞선다. 목동에서는 2승 1패다. 2025년 3월 서울 이랜드가 4-2로 이겼을 때 김도균 감독은 취재진에게 왜 수원만 만나면 이기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수원 쪽 매체들은 서울 이랜드를 수원의 천적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수원이 목동에서 딱 한 번 이긴 경기는 정확히 1년 전 이맘때 1-0 승리였고, 그때는 우승 경쟁과 아무 관련이 없는 경기였다.
서울 이랜드가 홈 리그 경기에서 세운 관중 기록은 모두 이 상대를 맞아 나왔다. 2024년 3월 9,123명, 2024년 5월 9,527명, 2025년 3월 9,644명. 그중 첫 경기에는 수원 원정 팬 3천 명이 왔다. 토요일은 2026년 처음으로 그 기록을 깰 현실적인 가능성이 있는 경기다. 이유까지 갖춘 경기다.
토요일이 숫자로 결정하는 것
수원 삼성은 24경기 승점 50이다. 서울 이랜드는 24경기 승점 45다. 3위 수원FC는 23경기 승점 44이고, 순위표에서 가장 편한 잔여 일정을 갖고 있다. 토요일 이후 수원 삼성은 휴식 라운드에 들어가고, 서울 이랜드는 대구를 홈으로 부른다.
- 서울 이랜드 승: 격차는 2점이다. 서울 이랜드가 9월 19일 대구까지 이기고 수원이 쉬면, 6경기를 남기고 선두가 되거나 승점 동률이 된다. 우승은 서울 이랜드 손에 들어온다.
- 무승부: 격차는 5점 그대로다. 맞대결은 끝나고, 서울 이랜드는 2위를 두고 수원FC를 막으면서 선두가 다른 곳에서 승점을 잃기를 기다려야 한다. 승격은 여전히 가능하다. 다만 우승 경쟁이라고 부르기는 어려워진다.
- 수원 삼성 승: 7경기 남기고 8점 차다. 수원 삼성은 사실상 승격권에 들어간다. 서울 이랜드의 10월은 수원FC와의 2위 싸움이 된다. 한 경기 덜 치르고 승점 1점 뒤진 팀, 남은 9경기 중 홈 6경기를 남긴 팀과의 싸움이다.
승격 레이스를 움직이는 이 사이트의 예측 모델은 현재 수원 삼성을 최종 65점, 수원FC를 62점, 서울 이랜드를 60점으로 본다. 토요일 경기는 남은 일정 중 서울 이랜드의 결과 하나가 세 팀 중 두 팀의 숫자를 동시에 바꾸는 유일한 경기다. 모델은 서울 이랜드의 홈 우세를 아주 근소하게 본다. 서울 이랜드 승 39%, 수원 삼성 승 32%, 무승부 29%. 결국 살짝 기울어진 동전이고, 그 기울기는 경기장이다.
두 감독
김도균 감독은 이 길을 안다. 2020년 수원FC를 K리그1으로 올렸고, 2023년 12월 서울 이랜드에 부임했다. 이후 구단 최고 시즌 두 번을 만들었다. 월드컵 휴식기 뒤에는 자신이 만든 스리백을 접고 포백 중심으로 팀을 다시 짰다. 파주전 실수 뒤에는 선수 이름을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2주 뒤 같은 선수를 공개적으로 칭찬했다. 금요일 청주 원정에서는 13위 팀을 상대로 2골 차 리드를 지키다가 경고까지 받았다. K리그 통산 100번째 승리는 247번째 경기에서 나왔다. 그 경기 전에는 남은 9경기를 모두 이겨야 한다고 했다.
이정효 감독은 이번 겨울 한국 축구가 모두 탐낸 지도자다. 수원은 센터백이 중원으로 올라서는 빌드업을 하고, 체스 말처럼 정해진 칸을 지키며, 리그에서 유효슈팅을 가장 많이 만든다. 실점도 24경기 20실점으로 가장 적다. 약점은 본인이 공개적으로 인정한 부분이다. 촘촘하게 내려앉아 압박을 거부하는 팀을 만나면 패턴이 평범해졌고, 여름 내내 좌우 전환을 더해 이를 고치려 했다. 개막전 맞대결은 이정효 감독의 교체가 가져갔다. 후반 15분쯤 4명을 한꺼번에 바꿨고, 이후에도 교체로 경기를 가져오고 있다. 토요일에는 60분을 더 잘 읽는 감독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
이 경기를 개인사로 만드는 선수들
안주완은 17세다. 구단 창단일인 4월 14일에 태어났고, 수원 삼성 유스에서 자라다가 3월 서울 이랜드가 데려왔다. 6개월 만에 K리그2 최연소 출전, K리그 전체 최연소 득점, 금요일 청주전 K리그 최연소 멀티골 기록을 세웠다. 용돈으로 생활하는 나이다. 해트트릭보다 승격을 택하겠다고 말한 선수다. 토요일에는 자신을 키운 구단을 상대한다.
에울레르는 2년 동안 서울 이랜드 공격을 굴린 브라질 왼발이다. 지난겨울 1부 제안을 거절하고 2부리그에서 3년 계약을 맺었다. 이곳이 자기 집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개막 라운드 수원전에서는 골을 넣었다. 서울 이랜드가 18분 동안 앞서다 진 경기였다.
박재용은 2부 구단을 1부로 올릴 골을 넣으려고 K리그1에서 내려왔다. 9골을 넣었고, 지난달 취재진에게 서울 이랜드가 승격한다면 프리조가 득점왕을 해도 괜찮다는 취지로 말했다.
오스마르는 37세이고, 최근 3경기에서 센터백으로 매분을 뛰었다. 주장 김오규는 성남전의 설명 없는 이른 교체 이후 보이지 않는다. 김오규의 출전 여부가 이날 오후 첫 번째 전술 변수다.
수원 삼성이 걸고 있는 것
원정팀에게도 이 경기는 거대하다. 수원 삼성은 자신들이 속해야 한다고 믿는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3년과 많은 돈을 썼다. 개막전, 역대급 관중 앞에서 서울 이랜드를 잡고 선두로 출발했다. 8경기 무패이고, 리그에서 처음 승점 50에 닿은 팀이다. 목동에서 지면 리드는 2점으로 줄고, 휴식 라운드 내내 그 결과를 곱씹어야 한다. 서울 이랜드에는 흐름과 상대 전적을 내주고, 승격 도전이 두 번 실패하는 것을 지켜본 팬층의 모든 불안을 되살린다. 일요일 승리 뒤 이정효 감독은 누가 뛰든 수원이 한 팀으로 서울 이랜드와 싸울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무엇이 걸려 있는지 안다.
경기장에 가려면
킥오프는 토요일 오후 4시 30분, 장소는 목동종합운동장이다. 5호선 오목교역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된다. 예매는 구단을 통해 가능하고, 한국 전화번호가 없는 원정 팬은 당일 매표소에서 살 수 있다. 입장 방법은 목동 직관 가이드에 정리해 뒀다. 직접 가지 못한다면 K리그2 전 경기는 K리그 TV에서 전 세계 무료 중계되고, 한국 안에서는 쿠팡플레이로 볼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시청 가이드에 있다.
구단의 리그 홈 최다 관중은 9,644명이다. 그 기록도 이 상대를 상대로 세웠다. 깰 오후가 있다면 바로 이날이다.
솔직한 결론
서울 이랜드에 이런 경기가 없었던 이유는 오래 버틸 만큼 잘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위권 12년, 플레이오프의 아픔 두 번, 무승부만 나와도 구단의 DC인사이드 갤러리마저 조용해지는 작은 팬덤. 토요일에는 이 리그에서 가장 큰 구단이 타이틀을 걸고 안양천 옆 15,000석 경기장으로 온다. 수원 삼성을 기다리는 선수는 수원 유스 출신 17세다. 결과가 무엇이든, 이 주말은 서울 이랜드가 서울의 다른 팀이 아니라 남들이 반드시 이겨야 하는 팀이 된 순간이다. 와서 확인하면 된다.